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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 -0002 『북다트』 - 사려 깊은 갈피 잡동사니




사려 깊은 갈피 - 『북다트』

이미 여러 벗들에게 북다트에 대해 들었다. 대체의 평은 '좋다'였고, 우연찮은 기회에 얻게 된 북다트를 하나 써본 내 느낌도 '좋다'였다. 하지만 구매까지는 여러 가지로 망설여졌다.

이런 종류의 물건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없어도 사는데 지장이 없다. 게다가 내 갈피 쓰는 습관은 제멋대로라 사놓고 안 쓰게 되는 건 아닐런지 걱정이 되었다. 내 갈피 쓰는 습관이라면 손에 잡히는 것을 아무거나 사용하는 식이다. 메모지, 포스트 잇, 전단지 등등

갈피의 목적은 표시에 있다. 보통 자신이 어디까지 읽었는지 표시하거나 중요한 부분을 표시해두기 위해 사용한다. 나는 책에 상처를 내는 것을 매우 싫어하는 데 도서관에서 책을 빌렸을 때 제멋대로 줄이 그어져있거나 접혔던 자국(심지어 접힌 채로 있기도 한다.)이 있는 것을 못견뎌 한다. 나는 다른 이에게 책 빌려주기를 매우 꺼리는 데 단지 책을 열심히 읽고 가까이 해 낡기만 하면 모를까 여기저기 인위적으로 상해오는 것은 질색이기 때문이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내 갈피들을 종이를 끼워놓는 식이 되었다.

그러니까 갈피들은 서로 자신을 주장하기에 바쁘다. 내가 여기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 갈피의 목적이니 이것은 당연한 이치인 셈이다. 그러나 북다트는 조금 예외적이다. 책에 몇 개를 끼워놓아도 자기를 주장하기 전에 먼저 책과 하나가 된다. 가볍고 유연한 몸체는 책에 부담을 주지 않고 종이를 문다.

종이에 북다트를 물릴 대면 북다트의 사려 깊음을 느낄 수 있다. 종이를 껴안으며 부드럽게 물려 들어가는 북다트는 노골적이기 보다는 은근하고 집요하다. 그렇다고 종이를 상하게 하지 않는다. 혹 사용자의 부주의함에 의해서 상하는 것이면 모를까. 북다트, 그 자신은 어떤 흔적도 미련스럽게 남기지 않고 빠져나온다.

굳이 비교를 하자면 포스트 잇 플래그 정도와 비교할 수 있지 않을까. 플래그는 실용적이고 간편하다. 책에 붙여놓으면 노골적으로 자신을 드러내 눈에 잘 띈다. 북다트는 떼어 붙이기만 하면 되는 플래그에 비하면 사용이 좀더 불편하다. 가격에서도 플래그가 훨씬 싸다.

그럼에도 나는 북다트를 산 것에 대해 결코 후회할 생각이 없다. 싸고 편리하고 실용적인 플래그와 달리 북다트는 오로지 책과 종이에 대한 이해로 만들어졌다. 이 점이야 말로 북다트의 진정한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북다트는 은근하고, 집요하며, 부드럽고, 미련스럽지 않다.

이 외에도 여러 가지 측면에서 북다트는 책에 대한 이해와 사려가 깊은 갈피이다. 책을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마련해 두어서 나쁠 것이 없으리 이다. 2007/8/1

덧글

  • ㅇㅇ 2009/05/30 02:48 # 삭제 답글

    와........되게 감각적으로 댓글 다셧다.......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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